지난 이야기

다음에 그릴 일 생기면
기필코
무조건
뱃살을 빵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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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세상살이가 항상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고걸이(원래 이름은 다셰리지만 하도 고걸이라 부르다보니 이 쪽이 편하므로 앞으로도 그냥 고걸이라 칭하겠음)로 뭔가를 더 하고 싶다! 란 캐릭터를 만들어낸 창작자 입장에서도 너무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제목은 Shine me, Antares! 보컬곡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무려무려
MV
영상이에요 영상.
물론 나는 영상은 다룰 줄 모르므로 영상 제작자분은 따로 섭외하고 나는 영상 안에 들어가는 캐릭터 일러스트 소스만 작업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아, 근데 청천벽력과 같은 요구사항을 읽고야 말았던 것이다.
의상이 정해져있었다.
기존 수영복 복장이 아니라 원피스를 입혀달라고.
뱃살 노출 불가능.

아쉽긴 한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뱃살 노출 고걸이는 언제든지 내가 그리고 싶을 때 그려도 되는거고 사실.

여러가지 원피스 고걸이를 생각해봤다.
기존 복장이 비키니에 숏팬츠 청바지였으니 캐릭터의 특색을 살릴거면 청자켓이 들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근데 이번에는 고걸이만 들어가는게 아니라 누님(역시 이름은 칼라파지만 그냥 누님으로 칭하겠음)도 같이 들어가다 보니 커플룩으로 진행하기 가장 무난한 A안으로 결정됐다.
여기서 누님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겠는데
고걸이야 평소에도 트위터에 엄청나게 그려대고 뭣보다 간판 캐릭터니까 누군지는 대충 알겠는데
누님은 누구여? 하는 여러분을 위해 소개합니다.
https://palami.tistory.com/11 << 내 블로그 아니고 작곡가분 블로그임
이 친구는 누구인가
군대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서, 입대 전에 앨범을 만들었던 기억이 났다.그때는 디지털 릴리즈로만 진행해서 아쉬운 점이 남았는데,직장으로 복직하기 전 완전 날백수 기간이 한 달 반 정도 있어
blog.earendel.at
위의 링크에도 적혀있고 이전에 내 티스토리에도 썼었는데
이전 Mango Parfait 앨범아트 작업을 할 때 지금의 고걸이가 만들어지기 전에 제시됐던 요구사항이 있었는데
새벽에 중간에 깨서 노래 듣자마자 뭔가가 떠올라서 끄적인게 원시고대고걸이(너무 밤 늦게라서 이때 그림을 보내진 않았음) -> 아침에 요구사항을 받고 나서 그걸 토대로 그린 프로토고걸이 -> 프로토고걸이 제출 -> 생각해보니까 원시고대고걸이를 그대로 죽이긴 좀 아까운 것 같아서 나중에 같이 보냄 -> 최종적으로 채택된건 원시고대고걸이
의 타임라인을 가지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그 프로토고걸이도 죽이긴 또 아까워서(...) 살렸는데 이대로 두면 뭔가 컨셉도 겹치고 재미도 없어보여서
마개조를 해서 성격도 표정도 완전히 뒤틀어서 만들어진게 지금의 누님이다.
라고 해도 무표정하다. 골초다. 를 제외하면 설정이란게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말 그대로 무드만 존재했다.
그러고 고걸이만 그리기 아쉽다, 싶으면 가끔씩 같이 그려넣어줘서 인원수 채워놓고 그런 용도로 사용했던 캐릭터였다.
때문에 지금은 코코넛이라는 대표 과일이 부여가 됐어도 영 코코넛스러워보이진 않는데.. 라는 생각이 여전히 드는데
코코넛의 껍질은 매우 단단하지만 그 안의 과육은 하얗고 고소하고 별미인 것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과 속이 다른 인물 이라고 설정을 했다. 사실 코코넛 안쪽 과일째로 먹어본적 없어서 몰라 굳이 따지자면 망고도 생망고 먹은 적은 없는듯
.... 라고 말은 하는데 이거는 따로 서사가 있는 뭘 그리거나 쓰지 않으면 표현이 안된다.
그냥 그렇다고.
어찌됐든 영상 콘티도 이미 존재했고,
나는 그냥 거기에 맞춰서 그림만 그리면 되는 거였고
분위기 맞출 수 있게 노래도 미리 받았고
뭐 딱히 어려울 것 없는 작업이었다.
근데
노래 가사가
노래 가사가
이상해요

뭐임 이 노골적인 고백은?
대충
뭘 하든 외롭고 우울하고 그런 사람이 마치 안타레스(전갈자리의 알파성인데 아름답고 밝은거로 유명한 적색성이라고 함)와 같은 사람을 만나고 짱 행복해졌다
같은 내용인데
이런 서사 얘네들 한테 있었나?????
캐릭터 만들고 설정도 대충 넣어놓은 장본인도 몰랐는데.
근데 저는 이런거
짱좋거든요
사실은 누님으로 캐릭터 분리시켜놓고 고걸이랑 같이 땜빵용으로 그릴 시점에도
둘이 사귀고 있다 라는 설정은 존재했어요
왜냐면 여자 둘이 붙어있는데
사귀는 게 아니면 뭐임?
머릿속으론 이미 애 3명 낳고 오순도순 잘 살고 있음
작곡가님은 자식으로 축구팀을 꾸리길 원하던데 그쪽은 전 과하다고 생각해서.
뭐 이건 차차 조율해나가면 될 일임.
그니까 처음 이 가사를 받고 생각을 해볼법한건
이 가사의 화자는 대체 누구인가? 정도가 될 것임.
뭐 보인대로만 생각하면 당연히 누님이 고걸이한테 하는 말일것임.
고걸이 얼굴을 보셈
우울해할 상임?
우울증도 찾아왔다가 고걸이 얼굴 보고 아 잘못찾아왔네요 ㅈㅅ;;; 하고 딴 길 갈거임
당연히 얼굴 개썩어가지고 항상 무표정으로 응하는 누님이
고걸이라는 초거대신성을 만나고 치유가 됐다 라는 쪽으로 생각하는게 자연스러움.
근데 혹시 모름 고걸이는 어떻게 생각할지
웃는 얼굴로 별 잡 생각을 다 할 수도 있잖아?
...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것같음
가사에서 위쪽 부분은 고걸이가 그렇게 생각할거라고 그냥 상상 조차 안됨
고걸이는 천사고 존재 자체만으로 치유되는 그런 존재인데 저런 생각을 할 리가 없음.
근데 또 이 시리즈에서 주인공은 고걸이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수도 있고
아무튼 해답을 내리지 못한 상태로 작업을 했다.
일부러 안 물어봤음 사실 어느쪽이 그렇게 생각하던 크게 상관은 없어서.
서로가 서로한테 소중한 존재니까 사귀는 거겠죠?
그래서 정답은 뭘까요?
뭘거같음?
님들 상상에 맡기겠음.

작업을 하면서 의문이 들었던 게 하나가 또 있는데
저 유리병 안의 편지에는 대체 어떤 내용이 들었는가였다.
이거는 진짜로 작업 다 하고 릴리즈 될 때까지도 의문이었음.
당연히 편지 열어서 보자마자 웃는거 보면 좋은 내용이겠죠
내가 원하는건 저 편지에 정확히 뭐라고 적혀있는가임.
일단 가사로 누님이(화자가 누님이라고 가정을 했을때) 굉장히 복잡한 심정을 가지고 있는 건 이해가 됐음
근데 그걸 이제 구구절절 저 편지에 쓸까?
아니면 평소대로 짧고 간결하게 자기 마음만 전할까.
어차피 보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둘이서만 볼 수 있는 편지를 보내는건데 굳이 좋아하는 감정을 숨겨서 츤데레마냥 말할것같단 생각은 안들고
어찌됐든 감정 자체는 솔직하게 써서 보냈을 것 같은데
구구절절 가사처럼 있는 그대로의 심상을 전부 담아서? 아니면 원래 성격대로 짧고 간결하게 하고 싶은 말만?
이걸 생각하는 것도 굉장히 즐거운 상상이었다.
애초에 이 MV의 모든 것이 저한텐 모두 즐거운 상상이었음.
아니 그도 그럴게
다시 말하지만 프로토고걸이를 버리기 아까워서 어떻게든 마개조를 해서 땜빵용으로라도 쓰던게 누님이었음
근데 그런 누님이 무려 가사까지 달고(사실 이 시점에서 화자는 누님이라고 거의 확신했음)
존재하지도 않던 서사를 지닌채로 노래도 나왔고 전용 MV까지 달려서 릴리즈되려고함
캐릭터를 만든 사람 입장에서 이게 제일로 행복하지 않으면 대체 뭐가 행복할 수 있는거임?
내가 전해들은건 고걸이로 뭔가를 할거라는 얘기였지(그리고 이건 캐릭터가 대표캐릭터로 자리잡은 이상 당연히 그럴거고)
이 정도로 진한 자캐뽕빵물백합레즈찬미존귀커플링씹덕질혈당폭주러브러브송일거란 말은 못 들었음.
MV에서 뽀뽀만 안했지 가사로는
뽀뽀했대잖아
키스했대
키스했다고
시발 키스했대
뽀뽀했다고
왜 나 안보는데에서 함?
나 보는데에서 해
말로만 하지 말고 내 보는 앞에서 하라고
손잡았을 때 어
그냥 꽉 끌어안고 뽀뽀도 하라고
왜 영상에선 안보여줌?
영상에서도 보여주세요
겁나 찐한 백합 BGA 만들고싶다며
그럼 당연히 뽀뽀도 해야지
손만 잡아서 어떻게 만족하냐고~~~~~~~
아니 설마 가사가 비유라던가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 하면서 회피할건 아니지?
이거는 진짜로 뽀뽀했음
입술로다가 찐하게 뽀뽀 쪽 했다고
근데 그게 왜 영상에는 안나옴?
찐하게 입술로 뽀뽀하는건 수위상 힘들어도
볼뽀뽀정도는 할 수 있잖아
뽀뽀하라고 뽀뽀
흑
다음에는 볼뽀뽀 정도는 하는걸로 부탁드립니다.
진정하고
어쨌든 덕분에 유리병 편지 보내면서 알콩달콩 사랑도 나누는 사랑스러운 MV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완전대만족
이렇게나 말했는데 설마 아직까지 MV를 안 본 건 아니겠지?
이제 모른다는 변명하기는 없는걸로.
욕심이 그득그득한 작업이었다.
못해도 고걸이가 누님보다 덩치가 있는건 표현하고 싶어!!!!
고걸이 살집은 포기할 수 없어!!! 근데 원피스가 뱃살을 다 가리고 있어!!!!
보이는 살덩이라도 누님보단 크게 보이도록 조금 노력했다.
썸네일 다리 두께 차이보셈.
전달 됐으면 좋겠지만~
원래 수영복 복장으로 이걸 그렸으면 대체 무슨 물건이 튀어나왔을지 두렵다.
차라리 원피스로 살갗을 가린게 다행일지도.
뭐든 적당한 게 좋은거니까요.

인생에 있어서 빛나는 별로 여겨질 수 있는 존재란 무엇일까.
여러분은 있나요? 그런 대빵 밝은 별 같은 존재가.
있다면 완전 최고인거고
지금 당장 없다고 해도 우리 살 날은 겁나 많으니까
언젠가는 자신만의 안타레스를 찾을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적어도 이 글을 끝까지 봐준 여러분들은 그랬으면 좋겠음.
사실은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이 이상은 내 소관이 아닌 것 같음.
아직도 입이 근질근질한데 아쉬운 부분.
앨범아트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다음에도 백합물!! 백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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